이란 전쟁 이후 에너지 위기, 선진국들은 왜 공급망을 '다시 짜고' 있는가
왜 같은 전쟁, 다른 가격인가

이란 전쟁 이후 천연가스 시장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미국의 헨리허브 천연가스 가격은 7.38% 하락했다. 그런데 유럽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는 36.54% 올랐고, 동아시아로 수출되는 천연가스(JKM)는 무려 81.74% 급등했다. 같은 에너지 위기인데 지역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 것이다.
이 현상은 단순한 시장 변동이 아니다. 이 뒤에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근본적인 취약성이 숨어 있다. 그리고 그 취약성을 깨달은 선진국들이 지금 공급망을 완전히 다시 짜려는 움직임이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왜 국제 정치에서는 에너지 통제권이 가장 치명적 무기인가
석유 매장량 과반을 손에 넣는다는 것의 의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와 석유 거래 협정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의 석유 매장량 일부에 대한 지배권을 미국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확보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세계 역사상 최대규모"라고 표현했다.
이 소식을 접할 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질문이 있다. 왜 한 국가의 지도자는 다른 나라의 에너지 자원 통제권에 이토록 집중하는가? 그리고 그것이 얻는 이득이 정확히 무엇인가?
왜 좁은 해협 하나가 세계 경제를 흔드는가?

한 줄의 출입구가 전 세계 에너지를 통제한다면?
화면을 켜면 곳곳에서 들려오는 뉴스. 중동 해역에서 유조선 폭발, 후티 반군의 해상 공격, 유가 급등과 하락을 반복하는 석유 시장. 이 모든 일이 얼마나 먼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지, 그런데 왜 당신의 생활과 연결되어 있는지 궁금할 수 있다.
답은 하나의 좁은 해협에 있다.
이란과 오만 사이에 위치한 호르무즈 해협. 가장 좁은 지점은 불과 33km에 지나지 않다. 그 작은 통로를 통해 매일 약 20.3백만 배럴의 석유와 석유 제품이 통과한다. 이는 글로벌 해상 석유 무역량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